서울대학교 근골격계 후성유전 노화 연구소 김우진 교수(왼쪽)와 김기태 연구교수. 오른쪽은 이번 연구의 핵심 개념도로, AI 비전 기반 로봇(INSIGHT)이 당뇨병 상처를 인식해 산소 방출·면역조절 바이오잉크를 현장에서 직접 인쇄하고, 대식세포의 M1→M2 전환을 유도해 상처 치유를 촉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서울--(뉴스와이어)--당뇨병 환자에게 흔한 만성 상처(당뇨병성 궤양)를 상처 모양 그대로 정밀하게 치료하는 새로운 인공지능(AI) 로봇 바이오프린팅 기술이 개발됐다.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분자유전학 및 약리학교실·근골격계 후성유전 노화 연구소 김우진 교수 연구팀은 미국 하버드의대·브리검여성병원, 베스이스라엘디코니스병원, 연세대 등과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스스로 산소를 내보내면서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면역반응성 바이오잉크’를 AI가 상처를 인식해 현장에서 직접 인쇄하는 로봇 시스템과 결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같은 연구소의 김기태 연구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해, 치료 효과의 작용 원리를 규명한 최신 공간전사체(spatial transcriptomics) 분석을 이끌었다.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실(BRL) 및 신진연구자 지원 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으며, 생체재료공학 분야 최고 수준의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IF=19.9)에 게재됐다.
당뇨병성 만성 상처는 전 세계적으로 치료가 가장 어려운 상처 중 하나로 꼽힌다. 지속적인 염증과 산소 부족, 면역 기능의 이상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잘 아물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상처 부위의 면역세포(대식세포)가 염증을 일으키는 상태(M1)에 머문 채 조직을 재생하는 상태(M2)로 전환되지 못하는 것이 치유를 가로막는 핵심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의 산소 공급 소재는 산소를 한꺼번에 방출해 버리거나 상처의 불규칙한 모양에 맞추기 어려웠고, 미리 제작해 붙이는 형태의 인공 피부 패치 역시 환자마다 다른 상처 형태에 정밀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바이오잉크는 세 가지 기능을 하나로 묶었다. 다공성 젤라틴 기반 구조체가 세포가 자리 잡을 공간을 제공하고, 옥수수 단백질(제인)로 감싼 미세입자가 과산화칼슘을 이용해 필요한 만큼 산소를 서서히 내보내며, 함께 담긴 인간 줄기세포가 혈관 생성과 조직 재생을 돕는 신호물질을 분비한다. 이 산소 공급은 초반의 폭발적 방출 없이 수일에 걸쳐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세포에 해롭지 않은 낮은 농도로 재생 신호를 자극한다.
여기에 연구팀은 ‘INSIGHT’라 이름 붙인 AI 비전 기반 로봇 프린팅 시스템을 접목했다. 로봇 팔에 달린 카메라가 상처의 깊이와 형태, 색을 스스로 인식해 상처마다 다른 인쇄 경로를 자동으로 만들고, 실시간 영상 피드백을 바탕으로 바이오잉크를 상처 모양에 꼭 맞게 여러 층으로 쌓아 올린다. 미리 만든 패치를 붙이는 방식과 달리, 환자의 상처 위에 직접, 맞춤형으로 인쇄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당뇨병 생쥐 모델 실험에서 이 기술은 대조군보다 상처 봉합 속도를 뚜렷하게 앞당겼고, 새 살(육아조직) 형성과 피부 재생, 혈관 생성을 촉진했다. 특히 김기태 연구교수가 이끈 공간전사체 분석은 이 기술의 치료 원리를 세포·유전자 수준에서 밝혀냈다. 공간전사체 분석은 조직의 위치 정보를 유지한 채 어느 부위에서 어떤 유전자가 켜지는지를 지도처럼 읽어내는 최신 기법으로, 연구팀은 이를 통해 염증성 대식세포가 재생성 대식세포로 전환되는 과정이 실제로 조직이 회복되는 부위를 따라 공간적으로 정렬되어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소재가 상처의 면역 환경 자체를 치유에 유리하게 재편한다는 것을 직접 입증한 것이다.
연구팀은 지능형 소재 설계와 산소 조절, 줄기세포 기반 면역조절, 그리고 AI 적응형 로봇 프린팅을 하나로 결합해 환자 맞춤형 정밀 재생 치료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며, 당뇨병성 상처뿐 아니라 만성 염증이나 혈류 부족이 동반되는 다양한 난치성 상처로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